교단일기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는 교육 삼주체의 동상이몽

발품쌤 2020. 4. 20. 22:25

 

세계사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온라인 개학. 

교사도 학생 학부모도 모두가 처음 맞이하는 이 초유의 상황 속에서

같은 상황이지만 각기 다른 난관에 부딪힐 수 밖에 없었다. 

 

학생은 코로나로 개학이 방학 같은 일상의 허물을 벗고 나와야 했다. 친구가 고프긴 해도 

삭막하고 무자비한 대한민국 교육 현실 속에서 언제 이렇게 집콕을 경험하랴 나름 횡재의 느낌도 

가진 그들이었다. 그런데 어제는 침대에서 뒹굴거나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던 바로 그 시간에 

그 휴대폰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학부모는 그간 교사가 겪던 생활지도의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그저 학교에 무사히 보내는 것이

전부였던 자식의 학교생활이었는데 이제는 집이 학교가 되었다. 집도 학교도 아닌 애매한 상황 속에서

자식을 닦달하며 수업을 듣게 하는 것은 교사가 아닌 부모의 몫이 되버렸다. 더군다나

맞벌이인 집은 손벌릴 곳이 주변에 없으면 울며 겨자먹기로 긴급돌봄을 신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교사는 동네 북이 되었다. (내가 교사라 별수 없이 하소연이 길다) 

잘해도 못해도 불평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사도 익숙하지 않은데

그 불편한 옷을 입고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니 초장부터 잘 될리 만무하다. 위에서 내려오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초스피드로 배워야하고(줌, e학습터, ebs온라인클래스 등)  거기에 더해 각 학교 실정에 맞게 끼워 맞춰야했다. 

교사가 익숙해지면 그때부터 더 큰 산이 줄줄이 버틴다. 아무리 자세히 설명하고 안내해도 교사도 알기 어려운

온라인 학습 환경을 학생 학부모가 제대로 소화하고 쉽게 적응할리 만무하다. 

또한 애들이 교실 눈 앞에 있으면 그저 말해주고 보여주고 그도 안되면 몸짓 발짓으로라도 해결하던 수업이었다. 

하지만 이 수업에 온라인이라는 옷을 입히기 위해서 굉장히 거추장스러운 작업을 거쳐야했다. 그냥 한 마디면

되었던 수업 안내가 온라인 상의 글로 전달력을 갖기 위해선 몇배의 노력이 필요했다. 

아이들이 교실에 함께 있음으로 발생하는 생활지도적인 면에서의 수고를 빼면 모든게 쉽지 않은 일이 되버렸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 교사로서 어떻게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고 버티고 있는지를 적어보려고 한다.